서식 근사 미리보기입니다 — 실제 페이지 나눔·머리말·쪽번호는 한글에서 확인하세요. 본문 굵게/기울임은 미리보기에만 표시되며 v1 hwpx 출력에서는 평문으로 들어갑니다.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1.1. 직업병 역학조사 지연 및 산재 판정의 구조적 한계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산업안전보건법」제141조(역학조사), 같은 법 시행규칙 제222조(역학조사의 대상 및 절차 등), 제223조(역학조사에의 참석), 제224조(역학조사평가위원회)에 근거하여, 직업병 발생이 의심되어 과학적 조사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직업병 역학조사를 수행해 왔다. 그러나 산업 구조의 고도화와 신규 유해인자의 등장으로 조사 난이도가 상승하면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수행하는 역학조사의 평균 소요 기간은 2017년 178.4일에서 2024년 640.1일로 약 3.6배 급증하였다1).
조사 기간의 장기화는 단순한 행정 지연에 그치지 않는다. 산재 승인이 지연되는 동안 재해 근로자는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며, 경제적·심리적 고통이 가중되어 일부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즉 역학조사 지연은 사회적 안전망의 공백으로 직결되는 구조적 문제이며, 기존 축적된 과거 사례를 체계적으로 활용하여 조사 기간을 단축하고 신속한 보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시급하다.
1.2. ‘추정의 원칙’의 개념과 현황
이러한 지연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제도적 장치가 ‘추정의 원칙’이다. 추정의 원칙은 특정 직종·유해인자·질병의 조합에 대하여 이미 업무관련성이 입증된 유사 사례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는 경우, 개별 사안마다 별도의 심층 조사를 반복하지 않고 해당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추정하는 원칙이다. 유사 사례의 반복 심사를 생략함으로써 산재 판정의 신속성과 일관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장 적용률은 2022년 기준 약 5%에 머물러 있다2). 이처럼 적용률이 저조한 근본적인 원인은 기존 역학조사 사례가 대부분 비정형 텍스트(PDF 요약본 등)로 존재하고 용어 또한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로 인해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어렵고,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의 부재는 다시 유사 사례를 신속히 검색·비교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추정의 원칙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과거 사례를 표준화·정량화한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1.3. 기존 역학조사·판정 자료의 비정형성과 활용 한계
직업병 원인 분석의 핵심 자산은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다년간 축적해 온 업무상질병 판정서와 직업병 역학조사 보고서이다. 그러나 이 자료들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부분 서술형 문장 중심의 비정형 텍스트(PDF 요약본 등) 형태로 존재하여 활용상에 제약이 있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분류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검색에 주로 필요한 주요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지 않아 키워드 검색이 매우 제한적이다. 유사 사례 검색 시 직종·질병·노출 정보 등을 주로 활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정보들이 자연어 서술 안에 파묻혀 있어, 단순 키워드 조회만으로는 정확한 사례 매칭이 어렵다. 둘째, 표준화의 부재이다. 동일한 직종·질병·유해인자라도 기록자에 따라 서로 다른 용어로 기재되어(예: ‘용접공’, ‘취부사’), 통계적 집계와 사례 간 비교가 곤란하다. 셋째, 정량 정보의 소실이다. 노출 농도(ppm, mg/m³), 노출 빈도·강도, 환경 조건(밀폐공간·환기·보호구 착용 여부) 등 인과관계 판단의 핵심 지표가 서술 텍스트 안에 매몰되어 정형화된 형태로 활용되지 못한다.
이에 현장에서 혼용되는 표현을 한국표준직업분류 (KSCO), 한국고용직업분류 (KECO),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KCD) 등 표준 분류 체계로 정규화하고, 비정형 텍스트를 구조화된 데이터로 전환하여 검색·비교·정량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재구성할 필요성이 대두된다.